온 가족의 게임기 Wii 에서, 유래없이 등장한 NMH는 일본의 B급 영화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다. 뭔가 독특하고, 센스 넘치는 이 게임은, 그러나 그만큼 뭔가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스토리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가장 무난한 방법 중에 하나는
개그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것이다. 개그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논리적일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논리적일 필요가 없고, 구체적으로 생각할 필요도 없이, 그냥 그러니까 그렇다라는 것을 보여주기에는 이러한 개그적인 요소가 들어간다면 무난하게 스토리를 이끌어 갈 수가 있다는 것이다.
NMH 에서도 그러한 스토리의 전개방식이 쓰이고 있다.
NMH 에서는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갈때까지도
이야기 다운 이야기는 제대로 전개가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엔딩에 거의 다가왔을 때, 스토리가 있었다는 듯이 막판에 스토리의 모든 비밀을 한꺼번에 이야기를 해준다. 그것도
무려 2배 빠른 속도로....(이 의미는 플레이 해본 사람만이 알 수가 있을 것이다.)
또한 게임 초반 오프닝에서
유저에게 A 버튼을 누르라든가, 엔딩 장면에서도 게이머들이 기대하고 있었을 것 같다던 스토리라며
뜬금없이 게이머들을 게임 속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그러한
개그적인 효과에 상당부분 기댄 것으로 게이머들로부터, 그렇게 깊게 이야기를 받아들일 필요 없이,
그냥 즐기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NMH 에서 스토리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고,
NMH 에서의 핵심은 과도한 폭력적인 연출에 따른 액션 게임이니, 뜬금없이 시노부가 주인공보고 갑자기 아버지의 원수라고 외치면서, 막판가서는 뜬금없이 나타나 도와주고 사라지는 것이
왜 그런지는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화면 인터페이스
HP와 마나라고 할 수 있는 무기 빔 카타나의 충전량, 그리고, 맵과 마지막으로 다크 사이드 모드발동 시간을 표시해주는 호랭이로 구성된 화면 인터페이스는 빔 카타나의 충전량을 제외하고는
직관적으로 알아보기는 힘든 편.
화면 좌측 하단에 있는 맵은 좌표라는 느낌을 들 수 있도록 방안지 모양으로 선을 그어 놓았다만, 그렇다고 좌표가 표시되는 것은 아니고, 게다가
맵과 실제 위치사이에는 오차가 있기도 하다.
특히 진행이 되다 보면, 무기 빔 카타나와 지도를 이용해서 땅에 파묻힌 숨겨진 보물을 찾는데,
맵을 이리 저리 돌려보면, 숨겨진 보물이 해안가 바닷 속에 있다가도 다시 언덕 위에 위치하기도 하고, 전혀 갈 수 없는 벽 너머에 있다가도, 바로 그 벽 앞에 있기도 하는 등, 여러차례 애로 사항을 느낄 수가 있었다.
HP 표시 역시 직관적이지는 않다. 물론 적을 때, 특히 한가지 색으로 되어 있을 때는 상관이 없지만, 이 HP 가 점점 쌓이게 되면 하트 안에 또 다른 하트가 다른색으로 표시되면서 HP 의 량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는데,
문제는 이게 얼마나 많은 HP 량인가를 판단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 HP 는 깎여 봐야 그 맛을 안다..라고 하지만 상관없는 화면 ㅡ_-)^ 먼산 >
1회차를 진행시에, 랭킹전을 하나씩 클리어 하다보면, HP를 조금씩 올려준다. 그렇게 하트내 조그만 하트의 색상이 변하게 되는데,
얼마나 많은 HP 량인지는 알수가 없다. 알려면 메뉴내 Status 메뉴를 통해서 알수 밖에 없다. 특히 랭킹전에서 보스의 공격을 맞고 적당한 타이밍에 아이템을 먹어 HP 를 보충해야 하는데, 그러한 타이밍을 잡는게 쉽지는 않다. 다행히,
위급한 상황이 오면 신호음이 들리기는 하지만, 하다보면 그러한 신호음도 잘 안들리는 경우도 있어서 또 문제.
호랭이는 왜 있는 건지, 아니 왜 호랭이인지는 불분명. 다크 사이드 모드가 발동되면 이 호랭이를 통해서 발동 시간을 표시해주는데, 왜 호랭이인지는 모르겠다.
메뉴 인터페이스
메뉴 인터페이스는 두가지 형태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아주
일반적인 메뉴로,
녹색 도트 느낌의 메뉴로 되어 있다.
탭 방식의 무난한 형태이긴 하나, 탭 부분에 단지 약어로 메뉴를 표시해놓아서 처음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약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도트 느낌이라 탭 방식인지 알아차리는 데도 약간.
또 다른 하나는, 게임에 배경이 되는
"No More Heroes" 모텔안 메뉴 인터페이스다. 여기서 약간 아쉬운 점이 있는 것은, 무언가 넣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실제 할 수 있는 것은 별루 없다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 이유는
쓸데 없는 메뉴가 많기 때문이다.
고양이랑 놀아주는 메뉴는, 기능성으로는 필요는 없지만, 캐릭터의 설정상, 유저에게 또 다른 독특한 체험을 해준다는 면에서 볼 때는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메뉴이지만,
녹음된 메시지를 들려주는 전화기는, 이벤트가 자동으로 발생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쓸데가 없다.
냉장고 역시 체력을 회복시켜준다고 하는데,
랭킹전은 끝나면 자동 체력 회복이고, 그 외
알바나 살인 미션, 프리 파이트 도 체력은 자동 회복이라, 딱히 쓸일이 없다.
맵은 물론, 일반적인 메뉴에서 제공하는 녹색 도트 느낌의 맵과는 다르지만,
중복되는 느낌이고, 대부분의 유저들이 맵은, 그때 그때 확인한다는 습성을 생각해본다면,
모텔안까지 돌아와서 맵을 확인하는 유저는 그렇게 많지는 않을듯 싶다는 생각도 든다.
전투시스템
이 게임의 8할을 결정지어주는 것은 바로 이 전투 시스템. 화끈한 살인 도륙 액션 게임인 만큼, 이 부분만큼은 확실하게 신경을 써서 잘 만든 티가 화~악 난다. 디렉터 야스히로 와다가 제안한 XB360 에서 Wii 로 갈아탄 결정이 지금의 이 게임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Wii 와의 궁합도 그만큼 아주 잘 맞는 셈이다.
NMH 에서는 공격방식이 3가지 정도로 크게 구분이 가능하다.
결정타를 날릴수 있는 기본 공격은,
공격 버튼을 누르며 공격을 시도하다가, 어느정도 연타가 먹히면, 중간에 방향 표시가 나오며 결정타 모드를 발동하도록 유도해준다. 그러면 그 방향에 맞게 위모콘을 그어주면 바로 결정타를 날리게 된다.
결정타는 또한 어느 정도 파워가 있어서 그런지,
주변의 적들을 같이 쓸어버리는 일타 3피, 혹은 4피, 혹은 그 이상도 노려볼 수가 있다. 특히나 주변 적들을 같이 쓸어버릴때의 쾌감은 상당히 좋은 편.
두번째 공격은,
레슬링 공격 기술. 이는
먼저 상대를 기절시킨 후에 사용이 가능한데, 일단 상대를 기절시키면, 버튼을 눌러 상대방을 들어올린다. 이후에는
결정타 모드처럼 방향표시가 등장하는데, 이때 위모콘과 눈챠크로 해당 방향과 똑같이 휘두르면 바로 프로레슬링 기술을 작렬시킨다.
프로레슬링 기술은 타격감 보다는 좀더 화려한 눈요기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는 기본 공격과는 차별화가 되나, 프로 레슬링 기술을 몇개 배우는 건 알겠는데, 들어서 엎어치고 매치고 하는
저 기술이 과연 어떤 기술인지 모를 정도로 직관성이란게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단점. 또한,
기술을 습득하고, 내가 원하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또한 아니라서, 거의 잘 사용을 안하게 되는 공격 방식이다.
< 이렇게 해서 요렇게 하면....흐흐... >
세번째 공격은,
다크 사이드 모드. 슬롯머신의 개념을 도입한 이 공격은, 일종의 특수기술에 해당된다.
적들을 죽일 때마다, 화면 하단에 슬롯 머신이 등장하여 회전하게 되고 그렇게 회전하는 슬롯머신에 똑같은 그림들이 멈추게 되면 다크 사이드 모드가 발동되어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게 된다. 특히나
다크 사이드 모드가 발동되면 화면이 순간 다르게 바뀌는데, 이 바뀌는 화면이 상당히 스타일리쉬하다.
단지, 슬롯 머신이라는 개념답게,
등장하는 횟수가 그리 많지 않고, 등장한다해도 항상 자주 나오던 것만 나오는 편이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기타 센스로 가득한 작품
화려하고 잔혹한 액션으로 수를 놓는 이 작품은,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외에 센스를 발휘해 솔솔한 재미를 준다. 그중 첫번째가 배경음악.
모텔, No More Heroes 안에서는 BGM 이 등장하다가,
모텔을 나오면 BGM 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외부에서 들려오는 효과음만 들려오는데, 그러다가
바이크를 타면 다시 BGM 이 들리기 시작한다.
다시 말해서, 그냥 길가로 나가면 그냥 주위에 차소리나, 사람들의 소리가 들리지만,
바이크를 타기 시작하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탄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음악 소리가 바로 BGM 이라는 이야기.
< 꼭 전화해서 이것 저것 해놓으라고 잔소리 하는 실비아 >
또 하나는, 전화기.
매 랭킹전에서 보스전을 앞두고 히로인 실비아에게서 전화가 온다. 그런데 그 전화소리를 PC 혹은 TV 스피커로는 들을 수가 없다는 이 말씀.... 그러면 어떻게? 바로 위모콘에 달린 스피커.
위모콘에 달린 스피커로 실비아가 말을 하는데, 재미있는게, 이 실비아의 말을 들을려면 위모콘을 귀에 대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진짜 전화기로 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순전히 위모콘이라서 가능한 센스. 단, 아쉬운 점은 skip 이 불가능 하다는 것.
하지만 부족한 2%
눈에 뜨일 정도로 화려하고 잔혹한 액션에, 사소하지만 솔솔한 센스로 무장한 게임이지만, 부족한 것도 상당히 많은 작품이다.
무대가 되는 산타 디스트로이 마을... 차라리
GTA 나, 세인츠 로우 처럼 그냥 화끈하게 오픈월드로 디자인했으면 어땠을까?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도 치고 다니고, 시비도 걸고, 태클 거는 자동차도 부쉬고... 아마 그랬다면 좀더 NMH 의 컨셉에 100% 어울리는 게임을 만들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모텔에서 볼 수 있는 비디오 테이프. 특히 시작할때 볼수 있는 Heavenly Star 라는 뮤직비디오. 나는 솔직히
상점 Beefhead 에서 다른 뮤직 비디오를 사서 볼수가 있을 줄 알았다. 아니.. 나는 좀 더 죽여주는 북유럽 꺼를 볼수 있을 줄 알았다... 18금 이잖아... 근데.. 뭐.. 허무하게도... 그런건 없드라....
뮤직비디오도 그냥 시작할때 볼수있는 저거 하나 달랑..... 오히려 저런식으로
수집요소를 더 넣은다면 플레잉 타임도 더 늘어날 수 있었을 탠데..
단조로운 게임 진행 방식도 그렇다.
랭킹전 -> 퀘스트 및 미니 게임을 통한 앵벌이 의 반복은 이 게임에 대해서 어떠한 기대감도 나타낼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랭킹이 올라갈 수록 무언가가 있겠거니하고 기다렸지만..... 그냥 끝.... 그냥 단순 반복 노가다가 전부...
하지만,
2회차 플레이때 획득할 수있는 설정원화 트레이딩 카드는
"어머? 이건 구해야돼" 이것 외에도, 획득 가능한 수집요소들이 몇개 있는데, 이런 수집요소들은 그나마 짧은 이 게임의 수명을 조금 연장시켜놓는 역할을 해주었다.
< Heavenly Star... 이런거 말고... >
독특한 그래픽과 화끈하고 잔혹한 액션 컨셉인 NMH 는 B급 스타일을 내세우며 아주 독특한 스타일의 게임을 완성시켰다. 다만 아쉬운점들이 몇개 눈에 띄었으나, 아마도 차기 작품에 넣기 위한 테스트 성격이 강한 삽입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해 본다.
생각없이 플레이 하기에는 안성만춤. 단... 아이들과 같이 하지는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