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라프 코스터
옮김 : 안소현
감수 : 한쿨임
출판사 : 디지털 미디어 리서치
Release Year : 2005










라프 코스터
온라인 게임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은 다 담겨있다는 "울티마 온라인"의 리드 디자이너이자, 현대 온라인 게임의 표준인 "에버퀘스트"를 개발했으며, 현재는 소니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사의 수석 크리에이티브 임원으로 재직중

온라인 게임 관련 서적을 다수 집필했다.


by kaijer
게임 개발자들을 만나면 가끔씩 이런 질문을 한다.

왜 게임을 만드시나요?

아마도 내가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게임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왠지 모를 아련함과 애증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 때문에 그러는 것이리라.

게임 "따위"에 무슨 아련함이나 애증이 있으며, 또한 복잡할게 무어라 말이냐.

그런데, 내게 게임은 꿈이요, 목표이자, 가치관을 형성하게 해준 또 하나의 교과서였다.

게임이란게, 혹자들은 시간 낭비며, 아이들만 하는 쓸데없는 것이라고 치부해버린다. 맞는 말일까. 맞을 수도 있겠지만, 아닐 수도 있다. 아니, 맞지도 않고 틀리지도 않다.

국내 어드벤처의 암울한 시대상을 대표했던 "디어사이드 3"라는 어드벤처 게임은 인간의 다양하고 추악한 양면성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물론 현학적인 대사와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대화는 이 작품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철학적인 주제를 담담하게 그려낸 그들의 실험정신이 돋보였던 작품이다.

지금은 먹튀라는 명칭으로 불리우고 있는 로드 브리티쉬, 리차드 게리엇이 제작한 "울티마 시리즈"는 어떠한가. 계몽의 시대로 불리우는 울티마의 4번째 작품의 주제는 도덕과 가치관이었다. 이러한 주제를 게임안에서 표현하기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멀리가지 말고 가까이서 찾아보자. 최근에 본인이 플레이 했던 게임중(인디 계열 제외하고) 인상깊었던 게임은 "영웅전설 6 FC" 였다. 물론 어의 없어할 이도 있겠지만, 이 게임을 플레이 해본 이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FC 후반부에 등장하는 반전에 촛점을 맞출 수도 있겠고, 아주 단순한 3국과의 이야기 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군비 확장을 주장하는 이들에 대한 쿠데타는, 연신 북한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을 보고 군비를 확충해야 되느니 마느니 해대는 일본을 보는 것 같다.

아, 웃긴다고 혹은 말도 안된다. 억측이다 라고 이야기 할 분들도 있겠다. 근데 사람들은 한가지를 놓고도 다양하게 생각을 한다. 왠지 모를 까임을 당하는 FPS의 창시자 존 카멕 형님께서는 폭력적인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은 그런 게임을 보고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다"라고....

믿고 싶어하는 것만 믿고 하고 싶어하는 것만 하는, 자기 합리화의 달인... 그들이 인간이 아니었던가.

그래도 뭔가 아니다 싶은 분들이 있다면, 그제서야 나는 조용히 이 책을 권한다.

재미이론은 얼핏,, 이론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막막함 때문에, 왠지 낯선, 복잡한, 온간 미사여구로 화려하고 어지러운 용어가 난무하는 이론서로 인식되기 딱 알맞은 책이다. 윌라이트의 서문에 말마따나 "이론"이라는 단어는 도서관 구석에 있는 두꺼운 책에서나 볼 수 있는 무미건조하고 학문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이 책을 구입하는데 가장 망설였던 점도 바로 그 점 때문이었다. 왠지 이해도 못할 말만 계속하다가 결국 잠이 들어 내용 다 까먹는 그런 책이 될까 심사숙고 하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만든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판타스틱 하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던 게임의 가치관을 적당히 흔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동화책 스럽다. 한쪽에는 적당한 글자 크기의 적당한 량의 글이, 다른 한쪽에는 그 부분에 대한 짤막한 요약이 삽화로 그려져 있다. 딱 동화책이나 다름없다. 그것도 게임 개발자들에게 보내는 동화책.

이 책의 필자 라프 코스터의 이야기 전개방식은 분명 나와는 다르다. 하지만 결국 이야기 하는 바는 똑같다. 게임은 백해무익한게 아니며, 오히려 학습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매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의 의식이 뒤따라야 된다.

언젠가 부터 국내외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을 기술력을 뽐내는 장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는 결국 게임을 자기 스스로 깍아버린 꼴이 되어버렸다. 단지 생각없이 기술력에만 의존해 온 게임시장은 여전히 그들에게 둘러싸인 선입관을 벗어던지지 못했다. 이야기도 없고 철학도 없는 게임들이 범람하고 있다. 재미는 있겠지만, 게임이 지닌 선입관을 벗어던지는 데에는 많이 부족하다.

좋은 예로는 세계시장을 석권한 Wii 를 들 수가 있다. Wii 에게 무슨 철학이 있냐고? Wii 의 철학은 가족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게임기. PS3보다, XBOX 360 보다 훨씬 떨어지는 성능이지만 세계 시장을 석권해 버렸다.

하지만 명텐도 한마디의 부랴부랴 삽집을 해대는 이 바닥에서는 여전히 자리잡기기 힘들기만 하다.

나도 당당하게 이야기 하고 싶다.

"게임을 만드는 일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게임 개발자가 일등 배우자 감이 되었으면 한다고.... 뭐 그래도 대충 읽으면 우스운 이야기지만....


Posted by Young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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