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그림 : 우라사와 나오키 출판사 : 학산문화사 Release Year : 2000-2008 완결 : 20세기 소년 22권 + 21세기 소년 상, 하 완결
우라사와 나오키의 작품, 20세기 소년 몬스터로 진짜 만화계의 몬스터가 되어버린 우라사와 나오키의 문제작, 20세기 소년이 완결되었다. 어렸을 때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버린 그의 놀랍고 치밀한 구성이 여전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현재, 아톰을 원작으로 한, 플루토를 연재중에 있다.
by kaijer 개인적으로 최고의 작가로 생각하고 있는 우라사와 나오키.. 그가 그린 것은 일단 닥치고 본다. 내용을 먼저 보고 그다음 작품을 고르지만, 아다치 미츠루와 함께 유이하게 이름만 가지고 나를 그들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니고 있는 작가이다.
마스터 키튼으로 그를 처음 알게 된 이후, 몬스터와 해피, 야와라, 그리고 그 외의 그의 단편을 모두 찾아서 보았으며, 이번에 완결된 그의 최신작 20세기 소년도 이틀밤을 새가며 겨우 다 보았다.
우라사와 나오키는 분명, 최고의 스토리 텔링을 지니고 있는 작가이다. 이를 의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역시 단점도 가지고 있는 작가이다.
그 예로 하나가, 바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 기억이 잘 안난다는 것이다.
읽을 때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서 보지만, 정작 다 보고 나면 내용이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에 1권부터 22권 + 상, 하 권을 모두 빌려 탐독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물론 각 편수가 띄엄띄엄 출판되다 보니 그 이전 내용을 까먹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너무 잦은 타임머신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의 작품, 아니 20세기 소년을 보다보면, 그의 이러한 스타일은 자주 나온다. 현재를 보여주는 듯하다가, 어느새 과거를 이야기 해주고 있고, 과거를 이야기 하다가 어느새 현재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순간 내가 읽고 있는 세계가 과거인지 현재인지 헷갈릴때가 종종 있다.
또한 등장하는 인물도 많고 그 인물들도 비슷한 이름을 가진 이도 꽤나 있으며(쵸씨, 쵸노, 쵸?) 그렇다보니 여러모로 헷가리는 경우가 꽤나 많았다. 이렇게 머리를 흔들어 놓으니, 정작 스토리를 머릿속에 꼬옥 저장할 새가 없었던 듯 싶다.
또한 끝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었는데, 다행히도 이는 나만 느낀것이 아닌듯 싶다.
뭔가 2%가 부족한듯, 꽤나 세밀하고 복잡하며 치밀했던 이야기는 어느새 황당하고 어의 없고 개연성이 부족해지는 느낌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도 꽤나 등장한다.
이야기를 너무 장황하게 만들고 어떻게 끝낼줄 몰라 대충 마무리 지었다는 이야기가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재미있는 이야기와 짜임새,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권 한권 읽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르며, 한권 한권 끝날때마다 범인이 누구일까를 몇일밤 고민하며 끙끙 대도록 만드는 그의 능력은 여전히 최고 이다.
이 작품은 아마도, 포크록 시대의 뮤지션들과, 그들의 시대를 추억으로 간직하는 세대들에 대한 헌정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줄구장창 내뱉는 뮤지션들의 이름과 음악들, 켄지가 추구하고자 했던 세상, 그 모든 것들이 20세기 소년이라는 타이틀과 절묘하게 어울려 왠지 모를 우리들의 추억으로 인도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