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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석
그림 : 최규석
출판사 : 거북이북스
Release Year : 2005년 10월
Page: 272









습지생태 보고서의 저자, 최규석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로 독자와 평론가 모두에게 무난한 합격점을 받은 최규석의 신작이다. '습지생태보고서'라는 난감한 제목은 공공기관용 보관문서처럼 들릴 수도 있으나, 사실 이 책이 보고하는 것은 20대 방황하는 젊은이들의 궁상맞고, 슬프지만, 어딘지 모르게 후련한 행태이다.

눈치가 빠른 독자라면 이미 '습지'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주체할 수 없는 젊음과 뭄뚱이 뿐인 4명의 청년, 1명(?)의 사슴이 웅숭그리며 사는 좁은 자취방, 그 곳이 바로 습지이다. 등장인물 중 일부는 만화학과 재학생, 이쯤되면 작가의 자화상을 캐릭터 속에서 찾을 수 있을 만도 하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얼굴만 번듯한 '최군'(작가가 아닐까, 추측하지만 '만년장학생'이라는 문구에 잠시 움찔한다)은 3대째 내려온 가난을 물려받고, 온몸으로 가난을 외치고 다니는 캐릭터이다. 입만 열면 청산유수로 사회 현실을 비판하지만, 한편으로는 쪼잔하다는 말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바가지 머리에 줄무늬 티셔츠, 보라색 츄리닝을 착용하는 재호는 언제 어디서나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다. 초장에 친구들의 핸드폰으로 '불륜놀이'를 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길가에 버려진 물건에 이름을 붙여 자취방에 늘어놓는 취미가 있다.

유일한 동물인 녹용이. 누구보다 세상을 잘 알고 세속적인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판단하는 속물로, 현재 좁은 자취방에 빌붙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가끔 친구들로부터 나가라는 구박을 받으면 자신의 뿔(녹용), 자신의 피(사슴피)를 팔아 돈을 조금씩 가져오기도 한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신랄한 사회비판의식은 여전하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젊은이들이지만 외양만 그렇고, 언뜻 대사만 들어서는 청년인지 중늙은이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노숙하다. 젊은이들 특유의 예리한 통찰력으로 시종일관 사회는 비틀린다. 악조건 속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농담들은 암흑 속의 빛이다. 이 책 한 권으로, 블랙코미디를 제대로 구사하는 한국만화가 한 명을 만나볼 수 있다.

최규석 - 1977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2003년 상명대학교 만화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잡지사 신인만화 공모로 만화가로 대뷔했다. 2003년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 초청되었다. 그린 책으로 <습지생태보고서>,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등이 있다.

출처 : [알라딘]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알라딘!"( http://www.aladdin.co.kr )


스토리
만화학가 부동의 1등이며 만년장학생이지만, 3대째 내려오는 가난에 힘입어 온몸이 궁상으로 다져진 최군, 길가에 버려진 물건에 이름을 붙여 사랑에 빠지는 재호, 착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좋은 친구 정군, 작업벌레로서 늘 컴퓨터 안에 사는 몽찬, 그리고 그들에게 시련을 안겨주는 녹용이, 이들이 한데 뭉쳐사는 습지, 자취방에 생생한 보고서


by kaijer
이렇게 공감가는 작품이 또 있을까. 이건 어찌보면 내가 자취를 했었기에, 혹은 내가 현재 취汰?눈앞에 둔 어쩡정한 백수기에, 그리고 습지에서 살아가기에 버거운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느껴지는 복합적인 느낌일지 모르겠다. 그 사이에서 온전한 판단조차 힘든게 아닐까.

이 작품은 실제 리얼 궁상 퀄리티를 자랑한다. 그렇다고 작화가 궁상한게 아닌, 정말 몸소 공감가는 스토리 라인의 궁상함이 리얼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누가 그랬듯, 일종의 블랙 코미디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모든게 담겨져 있다. 아픔이 있고, 좌절이 있으며, 슬픔이 존재하며, 기쁨도 있고, 그렇게 추억도 존재한다.

이 작품을 처음 본것은 정말 공감하는 자취방에 대한 이야기를 실감나게 그려낸 14편 안분지족을 처음 접하고서이다.

자취를 하면서 아둥바둥 살아가는 모습이 현재의 대학시절, 우리를 떠올리게 하기에 나는 그만 이 만화의 열렬한 팬이 되어 버렸다.

이 작품을 보고, 이 작가를 알게 되면서 또 하나를 알게 되었다.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라는 작품. 어떻게 읽게 된 작품인데(기억이 잘..) 그 작품은 공룡 둘리를 주민등록증을 부여받음과 동시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한사람의 인간으로 표현하여 이 세상을 사는게 그리 쉽지 않음을 녹록치 않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꽤나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심각하고 우울한 그 분위기를 이어가며, 그 분위기를 반전시켜 블랙 코미디로 승화시킨게 이 습지 생태 보고서이다.

총 54화로 구성된 이 작품은 블랙 코미디지만 그 속에는 뼈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심어져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은 작가가 웹으로 연재를 끝내고 나서 책으로 나온 작품이라, 웹으로도 감상할수 있다는 점(주소는 잊어먹었다.)은 약간의 핀트를 벗어나지 않았나 싶다. 차라리 시즌 2로 해서 새롭게 나와준다면 오히려 소장가치등의 여러면에서 나름대로 의의를 찾을수 있을 탠데 말이다.

하지만 이 작가의 이 작품, 더불어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를 읽어 본다면, 굉장한 만화가를 한명 발견한 기쁨으로 들뜨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기억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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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oung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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